비일상으로의 여행
비일상으로의 여행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 !
장구치던 대학을 마치고 광고회사에서 테마파크로
국제 조직위원에서 expo추진위원으로 그리고 또다시 공원개발 전문위원으로 ...
꽃다운 이팔청춘에서 마흔이 너머까지 늘 새로운 직업을 옮겨다니더니...
그리고는 어느날 갑자기 훌쩍 떠나버렸다 !
사는 것이 너무 싱거워서
하루 하루의 일상이 너무도 종요롭기 짝이 없어
더 늙기 전에
용기를 잃어버리기 전에 모아둔 돈 달달 긁어모아
비일상으로의 탈출을 해버렸단다 !
미국으로 카나다로 그리고 남미로 넘어가 어느덧 7개월째,
오늘은 이과수 폭포아래에서 아무 생각 없이 자연을 마주했단다 !
떠나온 이유도 앞으로 갈 길도 묻지 않으며
정겹게 다가오는 이국의 장엄한 폭포가 그저 좋단다 !
사람의 일생이란 것이 정녕 그 어떤 의미가 있던가 ?
늙기 전에 결혼하고
더 늙기 전에 자식낳아 운명인양 길러내고
스스로 먹고사는 방법에 끊임 없는 의문을 가지면서도 그 답을 알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늘 그러하듯 먹이사슬 속에 고여 있거늘...
숨막히는 일상의 고통에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떠나버린 여행 !
낯설지만 신비롭고도 풍유로운 자연과
그와 더불어 한발 건너 살아가는 이국의 사람들,
어쩌면 모두가 친구요 !
또 어쩌면 모두가 하나의 의문을 가지고 사는 시한부의 사람들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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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유럽을 너머 일상으로 돌아올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그녀,
남은 여생을 이어갈 생활의 무기를 찾기 위하여 떠나간 여행이었건만
지금 이순간,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고...
그 무엇도 결정한 것이 없다고...
길게 보면 한평생이 여행인데...
일상의 먹이사슬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비일상의 여행,
그 끝만큼 슬픈 이야기도 없으리라
그 끝만큼 좁디 좁은 막다른 골목도 없으리라
정녕 그 끝에서 용기있는 자유인으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
허허
그때 쯤이면 아마도 우주를 여행하고 있을 지도 모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