껄껄껄

 

 

 

 

사람들은 보통 죽을 때 껄껄껄하며 안타까워 한답니다

 

고 싶은 것 할 껄 ~

그 누구도 미워하지 말 껄 ~

가진 것 모두 베풀며 살 껄 ~

 

죽어가는 사람이 가져갈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이승에서

어쩌면 껄껄껄과 꺼꾸로 살아온 자신이

얼마나 원망스러울까요 ?

 

 

마흔 아홉 !

참 많은 세월같은데 돌이켜보니 또 별 것이 없네요

 

평범한 집안, 그저그렇게 티나지 않는 모범생,

똑똑한 채 껄떡거리던 대학시절과 쫄따구 병영체험,

그리고 남들처럼 또 그저 그런 결혼과 직장생활 속의 20여년.

딱 세줄로 요약하니 마흔 아홉이네요^^

 

 

그 동안 얻은 것이 무엇이고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가?

곰곰히 생각하니

얻은 것도 잃어버린 것도 모두가 하나같이 "시간"이군요

 

 

이제 그 얼마나 남았을까 ?

한 20여년 조금 더 !

그것도 불치병을 슬기롭게 피하고 불의의 사고를 건너뛰어야 가능한 일이니

나름대로 재수가 좋아야 되겠지요

 

지금 이 순간 현생을 마감한다면 어이될꺼나

허허 생각만해도 서글퍼군요

그 무엇도 이룬 것은 없고 이고지고 가야할 업보만 한가득 있으니...

 

 

언제부턴가 하루하루가 너무도 빠른 것 같네요

어느덧 2012 흑룡의 해도 이미 1/4이 가버리고 또 아무 것도 없네요

 

겨울이 가고 봄이 왔건만

몸도 마음도 늘 시간의 속도를 맞추지 못하고 뒤쳐지네요

이렇게 살다보면 결국 또 하나의 껄껄껄 인생인 것을...

 

앞으로 얼마를 더 맑은 정신으로 살아갈 지 모르지만

남은 삶을 위하여 저 또한 2012년 흑룡의 해 - 버킷리스트를 하나 만들어볼까 합니다

 

 

마흔 아홉의 버킷리스트

 

 

 

 

 

1. 인밸리 직원들과 함께 올 해 안에 꼭 해외 공원을 견학한다


 

내가 만든 중국 산동성의 한비낙원,

아니면 일본의 아소팜랜드

그 보다 더 큰 용기를 내어 덴마크의 티보리공원 ^^

하여튼 꼭 직원들과 함께 바다 건너 새로운 감성여행을 꼭 하리라

 

 

2. 나 뿐만아니라 인밸리 가족들의 월급을 올 해 안에 꼭 두배로 만든다

 

 

회사를 만든지 어언 1년 반,

아직도 변변치 못한 월급에 늘 야근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부끄럽기 한량없다

좀 더 열심히 좀 더 창의적인 경영을 통하여 정녕코 이루고 말리라

 

 

 

3. 올 해 안에 그림을 꼭 배워 나의 자화상을 그린다

 

 

그 언제부턴가 철들면서부터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단지 바라보는 세계가 아니라

그 내면의 꿈틀거리는 氣를 끄집어내어

오색의 형상을 부여하고 생명을 불어넣어리라

 

 

 

4. 올 해 생일이 지난 바로 다음날부터 담배를 끊는다

 

 

오로지 나를 위해 태어나

온 몸을 불사르며 내 지친 혼과 마음을 다스려주는 담배 한개피,

그 새빨간 여인과 이제 결별할 때도 되지 않았는가

좀 더 맑은 정신으로 숨차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하여 담배를 멀리하리라

 

 

5. 건강을 위하여 반신욕을 주 5회이상 한다

 

 

어여튼 도시생활에 차바퀴인생, 절대적으로 부족한 운동을 보충하기 위하여

꾸준한 반신욕을 하면서 내장이라도 튼튼하게 만들어야지

덩달아 책도 한권씩 읽어내리라

 

 

6. "사랑"이란 단어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사랑 앞에 충실하게 살아간다

 

 

어쩌면 사랑이란 허상이라

그 누군가를 사랑하기 보다 적당한 거리에서 바라보기를 즐겼고

그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는 것 마저 부담스러워했던 나날들,

곰곰히 다시 생각하리라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 한계와 의미를...

 

 

 

7. 내가 미워하고 나에게 서운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을 매달 한명씩 찾아

화해의 손길을 내밀리라

 

 

어찌보면 참으로 모나게 살았다

그 누군가를 먼저 전화하거나 만나자고 할 줄도 몰랐고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던 시절의 연속,

그 속에서 나도 모르게 나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그 얼마이던가 ?

그들에게 정녕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구나

 

 

 

8. 봄부터 정시에 회사에 출근하여 열심히 일한다


 

 

언제부턴가 나도 모르게 올빼미 인생이 되어버렸다

매일을 하루 같이 늦게 자는 건 자신이 있는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왜 야행성이 되어버렸을까

한밤 중에 홀로 무엇을 하고 살았던가

세상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으로 돌아가야겠다

 

 

 

9. 한 달에 한 명씩 새로운 친구를 만든다

 

 

가만히 돌이키면 나 또한 진정한 친구가 그 몇명이던가

참으로 외롭구나

주위에 많은 사람이 있는듯 하여도 내 부끄러움을 함께 할 이는 많지 않고

그저 만나면 편하고 부담 없는 이들만 골라

순간 순간을 이어온 나날들,

오 부끄럽고 외로워라

 

 

 

10. 블로그 포스팅을 일주일에 5개이상 한다

 

 

나이들수록 가슴 속에 "세상"이라는 놈이 들어와

자꾸만 쌓이어가는데

그 놈의 정체가 살아갈수록 궁금해지는데

그저 가슴 속에 가두어놓고 산다는 것이 참으로 답답했는데

그 놈을 잡아 다그칠 수 있는 무기를 하나 발견했다

아니 어쩌면

내 인생이 세상과 만나는 또 다른 방법을 찾았다고나 할까

 

 

적다보니 마흔 아홉의 버킷리스트가 10가지나 되는군요

흐흐

 

나름대로 조금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쬐금은 창조적인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하여 왔는데 돌이켜보니 모든 것이 어설프고

내가 나라고 주장할 수 있는 정말 제대로된 그 무엇을 찾을 수가 없네요

 

무질서한 생활과 늘 잡념 그득한 하루하루의 시간 속에서

소모되어버린 삶의 에너지를 그리워하며


 

 


올 한 해는 버킷리스트에 내 삶을 싣고 달려볼까 합니다.^^

Posted by 인밸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