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파는 아가씨

꽃파는 아가씨

When a man loves a woman / Cuando un hombre ama a una mujer by . SantiMB .

까무잡잡한 얼굴에 눈, 코, 입도 올망졸망, 고향이 궁금해
아프리카일까 남태평양 섬나라일까
물어보면 샐쭉이 웃으며 새하얀 덧니로 대구 촌놈이라네

어린 날에는 그림을 그리다가
이제는 꽃닢 속에서 꿈꾸네
flowerist, 그리 화려하지도 아름답지도 못한 서러운 희망을
하루하루 그리워하며 산다네

이십대에 가버린 사랑은 다시 올 줄을 모르고
그 누군가를 기다리건만 그가 누구인지도 모른다네
천신무녀에 물어보아도 지난 아픔 속에 기다림만 심어주고
한떨기 들국화처럼 그렇게 서있어라 한다네

언제나 계절을 앞서가는 공원에서 꽃을 심고 팔면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가는 꽃밭에 살아도
그녀는 외롭다네
스스로가 꽃이라고 마음으로 소리치건만 언제나 홀로 남아 어둠을 맞네

아름다움은 나이들수록 사랑을 버리고
떠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면 믿을 수 없는 욕망만 꿈틀거리는 밤,
그녀는 또다시 내일의 기적에 목을 맨다네

하이힐의 날카로운 걸음걸이로 꽃밭에서 꽃이 되리니...
벌이 되어 나비 되어
조선의 촌놈들아 !  사뿐이 즈려밟고 찾아오너라
 
                                                                                     by 임 경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