遊園地


메타쉐카이어 줄지어선 유원지에서 흰머리 돋아나네
엄동설한 눈보라치던 날에도
비바람에 할 일 없이 봄꽃 지던 날에도
큰 물 내려와 이름 모를 산맥이 비밀스런 속살을 내비칠 때도
단풍길 따라 하루살이처럼 울고 웃는 나그네.

모두가 그립지만 그 누구의 가슴에도 잠들지 못하는 魂이여!
밤마다 홀로 울부짖다가 불나비처럼 타오르면 그 뿐,
남김없이 하루하루를 살고 싶어
찾아오는 손님처럼 떠나가는 태양따라 미련 없이 사라지고 싶어

백두대간, 그 비밀을 따라 헤엄치는 계곡이여!
검은 달그림자 찾아오면 모두가 떠나간 빈자리의 숲이여!
텅 빈 회전목마에 이국의 어릿광대도 잠들어버린 遊園地,
그 깊은 바람을 피하여 긴 겨울잠을 자는 개구리들이여!

이제 다시 봄이 오려나
진달래 피는 개울 따라 낯선 얼굴들이 옹기종기 모여들고
마음 헤픈 벚꽃이 봄바람에 흩날리는 날,
짧은 치마 여인네의 몸짓에도 울렁이는 가슴, 아직도 청년인가
 
끝내 나이들지 않는 遊園地, 그 산자락을 따라
떠나지 못하는 이들의 거친 손마디에도
새싹처럼 검붉은 나무의 잎새처럼 다시 찾아오는 봄이여!
기다림에 지쳐 언제나 먼저 피어나는 遊園地여 !


                                                                                  by 임 경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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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인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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