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FTA 최루탄에 눈물흘리는 테마파크 - 서울

요즈음 공원쟁이는 우울하답니다.
날씨가 추워져 손님들이 떠나간 공원을 거닐면 메마른 낙엽만이 흩날리는 날들이 이어지네요
이제부터 머리를 짜메고 다시 손님들이 찾아올 수 있는 년간계획도 수립해야 하고,
닥쳐오는 겨울방학을 위하여 눈과 얼음의 세계도 만들어야 하는데...
공원 밖에서 들려오는 세상 이야기라도 즐거워야 하건만
요즈음 뉴스를 보고 저자거리의 사람들 얼굴표정을 보면 더욱 서글퍼집니다.

그중 가장 서러운 이야기,
테마파크 서울에 불어닥친 미국발 FTA에 대하여 공원쟁이 입장에서 한마디 할까 합니다.


우리들의 나라, 대한민국은 한마디로 닉네임을 붙인다면 테마파크 서울이지요
전체 인구의 반이 모이어 먹고 사는 곳,
전체 테마파크 살림살이의 90% 이상이 결정되는 곳,
그 곳에 폭탄이 하나 떨어졌습니다. 이름하여 미국발 FTA라고 아마도 최루탄 종류인듯 합니다. ㅎ

나름대로 방독면도 쓰고 대처할 시간이 필요한 데 너무나 준비 없이 터진 최류탄에
테마파크 서울 전체가 눈물 콧물에 정신이 없는듯 합니다.

미국발 FTA폭탄이 테마파크 서울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또 어떻게 그 문제점을 분석하여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공원쟁이 입장에서 먼저 그 영향과 문제점을 분석해 보도록 하지요

첫째! 테마파크 서울이 만들어온
생산의 법칙이 흔들린다는 점입니다.

- 1차산업의 굴복


제조/서비스업이 중심이 된 산업구조를 따라 떠나가버린 젊은이들을 바라보며
그래도 우리들의 늙은 아비들이 힘들게 지탱하여 오던 농업,임업,축산업,어업등은
이제 자생력을 잃어버리게 되겠지요

한시적인 보상금을 준다고 해도 몰락의 시간만 늦출 뿐.
외국산 농산물을 댐으로 막아놓고 열심히 1차산업의 자생력을 길러나가야 하는 시점이건만
그동안 안이하게 대처하다가 갑자기 댐을 열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과 기술과 자원이 골고루 준비되어도 많은 시간이 걸릴텐데
그 무엇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이 시점에 과연 우리들의 1차산업은 다시 발전해 나갈 수 있을까요? 허허

- 2차산업의 피말리는 전쟁


지금 이순간 자동차,섬유,석유화학,기계등은 좋고 제약은 나쁘고 나머지는 그저그렇고 허허
이런 분석이 과연 언제까지 갈까요
자원이 부족하고 젊은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선진국과 서로의 문을 개방할 때
과연 장기전에서는 누가 이길까요

미국과의 FTA는 어쩌면 전세계와 문을 개방하는 것인데 과연 우리의 제조업이 그만큼 튼튼할까요
이제 50여년이 갓넘은 2차 산업구조로 그 열배의 공력을 가진 공룡들과의 싸움도 힘겨웁고
한편으로 싸고 튼튼한 사람들을 무기로 들이닥치는 개발도상국들의 틈바구니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

- 3차산업의 무분별한 테마와 이국의 문화 수입


지금 테마파크 서울은 급격한 경제성장과 불균등한 분배,배금주의 등으로
사회문화가 건전하다고 할 수 없지요

그런 와중에 이국의 문화상품이 그 어떤 방어막도 없이 들이닥칠 때
과연 어떤 결과가 도래할까요

경제적인 고통보다 문화의 종속이 더 무섭고 오래간다는 걸 우리는 오천년의 역사에서 알고 있지요
저들이 우리들의 테마파크내 1차산업을 몰락시켜버리고, 도저히 회복불능 상태에 빠졌다고 판단한 순간,

1차 산업의 상품가격을 인상하고

우리나라가 뼈빠지게 일하여 만들어 팔고있는
2차 제조업의 가격은 강제적으로 낯추어 버리면서
소비향락주의에 물든 3차산업으로 우리들의 정신마저 허물허물 병들게 했을 때 허허
상상만 해도 짜릿하지요...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1,2,3차산업은 아직도 칼을 갈고 있는 상황인데
갑자기 전쟁터로 나가 총을 든 놈들과 싸워야 하는 꼬라지가 된 건 아닐까요?


둘째! 테마파크 서울에 사는 사람들의
소비구조가 서서히 바뀌어갈 것입니다.



테마파크에서는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 살거리, 배울거리,쉴거리를 소위 6거리라고 합니다.
이 6거리가 서서히 바뀌어갈 것입니다.

먹거리: 서구음식화
볼거리: 미국의 블록버스트 영화들
놀거리: 술먹고 노래하고 춤추기
살거리: 왠지 신비스러운 외제품들
배울거리: 너도나도 외국유학
쉴거리: 외국여행



우리들의 6거리가 우리들의 자원과 문화로 만들어지지 않고 대부분이 외국제품으로 채워진다면
과연 그 다음은 무엇이 따라올까요?
우리들이 소비하는 상품마저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지면
그 때부터 이국의 장사꾼들은 정말 싱거운 싸움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외국에 팔아야 그 가치가 만들어지는데
자국시장도 챙기지 못한 상황에서
과연 우리들은 큰 소리치면서 장사를 영위할 수 있을까요?

셋째!! 테마파크 서울의 조직이 변화해 나갈 것입니다.


어쨌든 테마파크 서울의 사람들은 더욱 제조와 서비스업으로 몰려갈 것입니다.
처음에는 농촌과 어촌, 산촌은 늙은이들의 서러운 고지가 될 것이고,
그들이 조금씩 사라져가면
제조와 서비스업의 잉여자본들이 물밀듯이 쳐들어와 어느사이엔가 우리들의 고향은 낯선 기업들의
봉토로 전락해 갈 것입니다.

고향과 땅을 잃어버린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제 어쩔 수 없이 자본의 도시,
메카니즘에 끼여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며 하루의 양식을 팔아야 합니다.
무서운 자본의 힘에 날카로운 기계의 칼날 앞에서 그 어떤 저항도 할 수 없이
그렇게 병들고 죽어갈 것입니다.

그 때쯤이면 우리들이 대오각성하여 훌륭한 선지자를 대통령으로 뽑아도 이미 늦어버린 이후가 아닐까요?
먹고사는 모든 조직 시스템이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변질되어 있는데
아무리 좋은 의사가 나타나도 절대로 고칠 수 없을 테니까요...

넷째!! 테마파크 서울의 문화와 정서, 얼굴표정이 바뀔 것입니다.


요즈음 우리들은 몸이 고장난 것보다 마음의 병이 더 무섭다고 합니다.
미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보다 뛰어나고 더욱 원색적이며 화려한 외국의 문화가 값싸게 거리를 가득 채우면
과연 여러분들은 그 유혹을 쉽게 뿌리칠 수 있을까요?

다국적기업들이 만드는 삶의 기구들,
천원짜리 T-셔츠가 불편하고 몇백만원짜리 다국적기업의 T-셔츠를 입어야 만족하는 소비문화가
우리들의 깊은 마음에 까지 침투해 들어오는 순간,
우리들은 옳고 그름과 좋고 나쁨의 기준을 상실하고 자본의 거리, 이름없는 양아치로 전락하는 것입니다.

서울의 중앙광장에는 이국의 춤과 노래가 흘러나오고

그 변두리 광장에서는 그들을 따라하는 우리네 아이들의 머리카락이 노랗게 물들어 갈 것입니다.

다섯째! 우리들의 영원한 숙제,
북쪽 테마파크와 통합이 점점 어려워질 것입니다


우리들의 테마파크 서울의 산업구조가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변질되어 간다면
북쪽 테마파크와는 얼굴 생김새만 비슷할 뿐이지 점점 말과 언어도 달라질 것입니다.

물론 생각하는 것도 다를 것이고...

나는 통일이 좋아요 -정혁 글/시은경 그림 | 대교출판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도 통합을 바라지 않는 상황이 올 것이란 것입니다.
이미 젊은 세대에게 북쪽 테마파크는 저 먼 이국이요 생각만 해도 귀찮고 가난한 이웃인데
무엇을 위하여 통합을 할려할까요?

이 시대를 경영하는 돈 많은 사람들,
그들과 한 무리인 소위 사회지도층 사람들도 지금 이순간 먹고 마시고 부족함이 없는데
과연 그들이 무엇을 위하여 기득권을 버리고 불안한 통합을 할려고 할까요?

오늘의 FTA가 가져다주는 경제구조는 바로 그 무엇을 한 줌의 재처럼 소멸시켜 버릴 것입니다.
그렇게 경직된 남북을 가장 원하는 사람들,

그들이 누구일까요?

또 과연 그들은 그렇게 남북을 경직된 상태로만 계속 유지시켜 줄까요?
언젠가 그들 스스로 참을 수 없는 소화불량에 걸렸을 때 어떤 처방을 내릴까요 ?
결론적으로 이번 테마파크 서울에 떨어진 FTA는

단기적으로 보면 우리들의 고향을 황폐화시키고 도시의 일상생활에는 큰 불편을 주지 않을 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우리들에게 참으로 큰 슬픔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최류탄인 것입니다.
한마디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빨리 닥친 홍수인 것이지요

테마파크의 생명은 고객인데
나름대로 독특한 테마를 살리고 정성스럽게 가꾸어 차별화된 마케팅을 실현해야만 고객들이 몰려오는데
오늘 이 순간, 국적 없는 내부시설과
무표정한 다국적 종업원들의 복장, 어디에서 온 지도 모르는 먹거리들,
그리고 정성이 깃들이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입장 요금만 할인하고 놀이시설만 첨단화 한다고 해서 과연 우리들의 테마파크 서울은 괜찮을까요?

한순간의 마약을 주는 테마파크가 아니라
건강한 보약을 주는 테마파크로 우리들의 테마파크 서울이 거듭날 수 있을까요?허허

그러면 이러한 FTA를 우리는 어떻게 극복하고 테마파크 서울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까요?

다음 편에서는 공원쟁이 입장에서 그 해답을 찾아볼까 합니다.


Posted by 인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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