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세가족

 

 

어린 시절 삼국지를 읽으면 무슨 뜻인지 알기도 전에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출연하여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요

그렇게 철들어가면서

대학시절에 한번, 그리고 마흔이 너머 다시 한번 정독을 한 기억이 납니다.

답답하기 그지 없는 유비의 정통성,

교활하기 그지 없지만 끊고 맺음이 분명한 조조의 합리성,

가진 것을 늘 불안해 하면서도 강을 건너 진군하기를 두려워한 손권의 보수성.

나름대로 물고 물리는 싸움 속에 서로를 존중해주는

대국의 영웅심리,

그리고 삼국지가 끝날 때까지 죽어간 수많은 영웅들과 수백만의 민초들...

 

 

지금 중국이 그 옛날 삼국지를 보는 것 같습니다.

공청단

태자당

상하이방

허허 다시 보니 꼭 무협지에 나오는 문파이름들 같네요 ^^

굳이 비교하라고 하면

유비는 태자당의 시진핑이 아닐까요

 

 

황족으로 태어났지만 어린시절 온갖 수난을 다겪었지만

나서지도 않지만 거부하지도 않는 정치적 욕심을 가슴에 간직하고

끝내 촉나라를 일구고 한 나라의 군주로 살아간 유비,

현재 중국의 시진핑이 배워야할 분이지요

 

 

조조는 공청단의 후진타오와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호요방의 비서로 출발하여 개방과 진보적인 마인드를 가졌지만 천안문 사태이후

침착하게 등소평의 품 속에서 야망을 키우고

비록 조조보다는 카리스마가 매우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10여년 동안 그 어느 쪽에서 치우치지 않는 합리성으로 거대 중국을 이끌어 온 사람,

하지만 조조처럼 끝내 신하와 백성들을 감동의 정치로 이끌지 못하였기에

후계자를 품 속에서 배출하지 못하는 아픔을 겪고 있지요

 

 

손권은 상하이방의 장쩌민과 많이 유사해 보입니다

중국 남부의 비옥한 영토와 풍부한 물자를 가지고

거대 중국의 통일국가를 이룩하기 위한 뜻은 품었지만 한번도 먼저 강을 건너 진군하지 못하고

대륙의 거친 바람에 결국 나라를 잃어버린 군주,

어쩌면 장쩌민이 누렸던 10년의 권력은 완벽한 중국을 이끌었다기 보다

그저 상하이방이라는 큰 세력을 형성하고 내려온 느낌이지요

그리고 이제서야 다시 삼국의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으니...

 

 

어찌되었던 중국이라는 거대한 무소불위의 국가 속에서

세가족이

벌이는 나름대로의 치열한 권력다툼이 담너머 불구경하기에는 참으로 재미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세가족의 오직 하나 공통점 때문이랍니다.

부패 !

이 패거리, 저 패거리 할 것 없이 경제동물이 되어버린 정치인들,

누가 누구를 완벽히 제압할 수 있겠습니까

단합과 담함 속에 희생양을 만들고 또 남은 자들끼리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가는 중국의 정치이야기,

정말 우리나라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헤게모니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15억의 중국인들은 왜 그저 그 옛날 삼국지처럼 바라만 보고 있을까요

먹고 살기 바빠서

아니면 그 옛날 봉건주의적인 사고를 아직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ㅎㅎ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의 침범할 수 없는 정당성과

철저한 중국식 상술 속에서 형성되어진 분업정신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부폐를 너머 강력한 중화사상과 그 속에 깃들어있는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는

개개인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민족정신이 되어버렸고

중국이라는 시장 속의 대다수 국민들은 정치에 아예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몇 년 전에 중국에서 한 일년 거주하면서 공원을 만들 때

중국인들의 분업과 경제논리에 참으로 깜짝 놀랐듯 기억이 나는군요

 



 

도심의 그리 크지 않은 건물 하나에 주인이 진짜로 10여명 가까이 되었습니다.

중국 정부로부터 땅을 불하받은 원주인과

그 땅 위에 공동으로 건물을 지은 또 수명의 건물주인들과

그 건물을 임차하여 들어간 큰 세입주,

그리고 그 큰 세입주는 전체 건물을 다시 쪼개어 여러명의 세입주를 만들고

그 마지막 세입주는 마지막 장사를 하는 사람을 구하여 마지막 세를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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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건물 하나에 엮인 주인들이 몇 명인지...

그렇게 사업을 하던 장사를 하던 주변에 인맥을 만들고 이윤을 잘게잘게 나누어 가지는

중국인들의 경제논리,

서로가 서로를 물고 있는 중국의 만리장성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사람들은 이제 공청단과 태자당이 한 패가 되고

상하이방이 서서히 몰락해 간다고 합니다

^^ 하지만 정말 그렇게 될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중국의 삼국지는 영원할 것으로 믿습니다.

비록 세월이 가면서 호칭은 달라질 지 몰라도...

 

 

귀족과 지식인, 그리고 부자들이 나누고 있는 삼권분립은

중국인들의 의식이 획기적으로 바뀌거나 아니면 중국경제가 내리막길을 걷기 전까지는 끝나지 않는

삼국지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삼국지는 ?

 

 

안철수님 - 조조일까요 유비일까요

박근혜님 - 유비일까요 손권일까요

문재인님 - 손권일까요 조조일까요

 

 

정말로 햇갈리는군요

올 해 말에 누가 대통령이 될 지 정말 아리송하고 오리무중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남북한이 갈리어져 있는 이상 제대로된 삼국지는 없을 것 같군요

중국처럼 총구로 부터 나온 대대손손 귀족집단이 없으니...

어쩌면 지식인과 부자들의 양자대결이라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지식인들은 진보의 탈을 쓰고 권력을 쫓아가고

부자들은 보수의 껍질 속에서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한 권력을 만들어가고

그 속에서 점점 더 먹고살기 팍팍해지는 서민들은

한번은 이 쪽으로

한번은 저 쪽으로

누가 더 5년동안 먹고살기 편하게 해줄 것인지 고민하는 시대,

 

 

우리들의 정치풍속도가 아닌지...

지난 십 수년의 오고가는 정권들이 그렇게 오락가락 한 것은 아닌지...

이제 어느 쪽이 더 민생을 위한 정권을 만들어갈 것인지 고민하는 부동표의 시대인 것

같군요

 

그 와중에 마지막 남은 우리들의 황녀, 박근혜님의 5년과

가진 자이자 지식인인 우리들의 지성, 안철수님의 5년이 참으로 아리송합니다.

누가 더 민생을 위한 분배를 잘할 수 있을까요 ?

정녕 우리들의 숙제입니다 !

 

 

Posted by 인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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