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시절을 생각하며





정말 때를 가려 내릴 줄 아는 비가 좋은데...

메마른 땅에 한줄기 소나기처럼 얼른 왔다가 뿌리 깊은 나무를 적시고

사람들이 구차해 하기 전에

아름다운 무지개 너머로 떠나가면 그 뿐인데



 

 왔던 모습 그대로

바라보는 그 모든 눈빛에 또렷한 추억 하나 남기면

그만인데

그 무엇이 그대를 안절부절 못하게 하였는가

살벌한 먹이사슬에 쫓기어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짐승처럼


붉은 눈빛, 어설픈 몸짓으로 춤을 추는 그대가 가엽구나 !

화살같은 조명 아래 오색의 눈물을 머금고

그대 가슴 속으로만 흘러내리는 지난 마흔의 세월이 부끄럽구나

땡땡이 바지에 화려한 화장을 하고 공굴리는 늙은 삐에로처럼




 70년대 손짓에 80년대 몸짓으로 붉은 울음 토해내는 그대,

웃어도 웃는 것이 아니요

슬퍼도 슬프다고 말 못하는 아다다처럼

아 ! 그대는 꼭두각시, 그 무엇을 위하여 거친 눈물의 두견으로 사는가 ?





정녕 살아온 만큼만 서러워하여라

정녕코 남아있는 세월만큼은 하이디소녀 캔디처럼 쫄지 말아라

엄동설한 붉은 비 내리는 날에 그 어디에도 숨을 곳 없는 여인이여 !

그대는 가수로다 !!

-- 마흔의 적우선생 불쌍하여라


Posted by 인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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