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비 내리는 날에

노래만 하면 비가 와요
도시의 붉은 네온싸인에 내 가슴따라 붉은 비가 내려요
노래를 부르고 싶어 스물이 되기 전에 떠나버린 고향의 언덕에도
내 노랫소리에 빗물이 흘러내려요

노래만 하면 사랑이 떠나가요
남들처럼 곱게만 살 수 없었던 무명의 서러움에
술 잔 사이로 노래를 하고 어두운 사랑을 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또다시 술 잔 너머로 나의 노래도
나의 사랑도 떠나가요

마흔이 너머 홀로된 내 가슴따라 아직도 붉은 비 내려요
바람 많은 언덕에서 홀로 핀 야생초되어
이제는 붉은 노래만 불러요
이 세상 모든 것이 붉은 노을에 물들어가요

노래만 하면 비가 와요
기적처럼 다가온 더 넓은 무대에도 나는 붉은 눈물을 흘려요
거친 들판의 야생화되어 지나간 젊음을 노래해요
안으로 안으로만 치달아오는 격정을 온 몸으로 노래해요


 

----- 赤雨의 거친 음색과 지나온 인연들을 들으며
그저 말이 아닌 노래가 참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그 노래를 위하여 안동가시내가 무작정 상경하여
서울의 뒤안길을 헤메이며 마흔이 넘도록 버티어온 것도 대단하고,


 

 

일순간 그 노래가 전국을 향하여 울려퍼지니 모두가 한번쯤 가슴저린 마음으로 박수를 치는 것도
또한 대단한 일이다.
가수가 노래를 한다는 것, 그저 꾀꼬리마냥 작사,작곡가가 시키는 대로
제 태어난 음색으로 부르는 줄 알았는데
"나가수"를 통하여 노래를 완성하는 것이 가수인 줄을 처음으로 알았다 ㅎㅎ

그리고 가수따라 똑같은 노랫가락도 엄청나게 달라진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한가지,
"나는 가수다" 이전에 "가수는 가수다"를 우리는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깨달아야 할 것 같다.

이 가수는 어떻고 저 가수는 어떻고

자질과 지나온 생활, 감추고 싶은 과거를 자꾸만 들쳐내어

지지배배 노래가 아닌 잡담을 일삼는 짓은 참으로 부끄러운 행위가 아닌가?
정녕 그들 노래하는 사람들에게 부끄러운 짓이 아닌가?

적우선생이 누군지 몰라 찾아보던 인터넷에서 나 또한 관객의 입장에서 참으로 부끄럽다.

그의 노래와 그 노랫가락 속에서 베어나오는 이심전심을 가지고 감동을 느끼고
박수를 치면 그만이요...
스스로의 취향과 맞지 않으면 어울리는 가수를 찾아 떠나면 그만인 것을,
왜 그리도 노래하는 적우선생이나 그저 감동을 느끼는 사람들의 마음을 괴롭히는 걸까?

적우선생의 보다 깊은 음율의 세계가 더 넓어지기를
그리고 대한민국의 진실한 가수들이 우리네 세상살이를 더욱 풍요롭게 하기를 기원하며 .....

Posted by 인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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