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이 가을에는
- 아름다운 꽃을 사랑하기 위하여


세상을 향해 노래한다 나는 욕심이 없노라고
그러나 온 머리와 가슴에는 부끄러운 욕망으로 그득하고
세상을 향해 소리친다 나는 자유롭다고
그러나 온 몸과 마음을 거미줄처럼 칭칭 감고 있는 오늘이 늘 숨겹다

아름다운 꽃을 사랑하기 위하여
무엇을 참고 무엇을 기다려야 하나

사람으로 살아 가장 힘든 일이 스스로를 버리는 것이란 걸
버려야 씨앗이 새싹이 된다는 걸
알면서도 끝내 버리지 못하는 내 마음의 힘겨운 투쟁은
그 무엇을 위한 몸부림일까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꿈이라도 꾸어야겠다

아름다운 꽃밭에 누워 진정 웃음이 그치지 않는 그대의 얼굴,
그 눈동자로 들어가는 꿈을,
가도 가도 지치지 않는 정녕 나를 잊고 하나되는 그대의 가슴,
그 심장 속에서 함께 뛰노는 꿈을.

오늘의 밤이 가기 전에 그대에게 약속을 해야겠다
비록 내가 나를 버리지는 못하더라도
그대 손길에서 조그만 새싹으로 다시 피어나지 못하더라도
그대 긍정의 뜰 앞에 서성이는 한마리 길 잃은 나비처럼 살리라

아름다운 꽃으로 그대는 오늘, 잠들어라
내일이면
아직 태어나지 않은 너무도 순수한 나를 찾아
그대 걸어가는 길, 그 가장자리의 가로수처럼 서 있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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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인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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