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이 가을에는

그 어떤 여인도 가까이하지 않으련다

그저 올 가을은 재미있게 살아갈련다 그 누군가를 의식하지도
그 어떤 목표도 없이 웃고 싶으면 웃고
슬프면 울어 버릴란다
환절기에 꿈꾸는 인생은 고달프기에 그저 바람을 따르리라

그 때 그 시절의 가을은 늘 외로웠다

언제나 혼자 버려진 개똥벌레처럼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여인의 품속에선 인적 없는 계곡의 바람소리를 들었고
어린 자식의 눈빛을 보면 바다로 가는 계곡의 긴 여정이 슬펐다
정녕 나는 내가 아닌 껍질 속에서 몸살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김 없이 가을이 오고 낙옆 위에 서있는
나는 베짱이 슬픈 노랫가락에 가던 길을 주춤거리고 있다
과연 무엇이 사람일까 그 누구가 행복한 사람인가
그 어떤 이가 내일을 그리워하며 사랑을 믿고 있을까

올 가을은 그리 예쁘지도 그리 못나지도 않는 여인들의 틈에서
유쾌하게 웃으면서 나의 것을 버리리라
다가오는 겨울을 추워하지 않을 이유를 찾으리라
이제 금방 피어난 코스모스처럼 길 가장자리에서 디자인하리라

눈덮힌 계곡과 하얀 옷을 입은 나무와 도시,
그 자락아래에서 스스로를 즐거워하는 개똥벌레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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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인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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